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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

다닐 트리포노프, 임윤찬의 마제파(Mazeppa)

 

 

 

  2025년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흥미로운 오디오 소식이 없나, 귀에 감기는 신보가 없나 시간이 날 때마다 둘러보고 있지만 아직 딱히 눈에 들어오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제가 연말에 올려 드렸던 웹진들의 플레이리스트를 BGM 삼아 돌려 듣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오전에 무슨 알고리즘에 걸린 건지 자꾸 SNS에 프란츠 리스트의 곡들이 올라오더라고요. 2025년을 열정적으로 시작하라는 의미인가 봅니다. 리스트라고 하면 화려함이라는 표현이 먼저 떠오릅니다. 피아니스트가 보여 줄 수 있는 기교의 모든 것을 담아 낸 것이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곡이 4번, 마제파(Mazeppa)일 겁니다. 지금 연주되는 마제파는 1826년, 리스트가 15세 때 처음 초절기교 연습곡을 작곡한 뒤 세 번의 수정을 거친 버전이라고 하네요. 수정할 때마다 더 쉽게 바뀌었다는데, 수정된 버전이 이 정도면 처음 버전은 어땠을지 상상이 안 갑니다.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그리고 마제파에 대한 친절한 해설은 위의 영상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추천드리는 마제파 연주는 (안인모 씨도 언급하셨지만) 다닐 트리포노프, 그리고 임윤찬의 연주입니다.

 

 

 

 

 

  이전에도 한 번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다닐 트리포노프의 연주는 열정을 넘어 일종의 광기까지 느껴집니다. 그런 면에서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마제파의 선율과 굉장히 잘 맞아 떨어집니다. 강렬한 도입부를 지나 잔잔하고 평화로운 중반부에 들어설 때, 이후 다시 점차 속도를 높여 달려 나갈 때 그에 맞춰 변하는 다닐 트리포노프의 표정도 압권이고요.

  다닐 트리포노프의 연주가 내면까지 극한으로 끌어 올린 광기의 연주라면, 임윤찬의 마제파는 마치 리스트가 처음 초절기교 연습곡을 작곡했을 때 아마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누구도 따라하지 못하는 완벽한 테크닉을 보여 주겠다는 듯한 표정, 그리고 그에 걸맞는 깔끔한 손놀림입니다. 조금 더 냉정한 천재의 이미지예요.

  두 연주 모두 보고 있으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연주입니다. 열정적인 음악과 함께 활기찬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리스트 #초절기교연습곡 #마제파 #임윤찬 #다닐트리포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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