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부터 희한하게 데스크탑 스피커의 리뷰 의뢰가 잦았습니다. 덕분에 여러 제품을 만질 수 있었는데 확실히 요즘 어느 정도 알려진 제조사의 제품들은 기본적인 만듦새가 다들 상향 평준화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의 기호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뿐 어느 한 제품이 압도적인 우위에 서는 경우는 찾기 힘든 거 같아요.
최근 출시된 괜찮은 데스크탑 스피커를 쭉 들어 본 김에, 각각의 제품이 어떤 장단점이 있고, 또 어떤 쪽에 특화되어 있는지 비교해 보고자 합니다. 데스크탑 스피커 선택하실 때 참고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제가 지금 소개해 드리는 제품들 외에 시중에 정말 많은 데스크탑 스피커들이 나와 있고, 또 출시 대기 중입니다. 요즘 인기인지 정말 쏟아지더라고요. 이 점도 염두에 두시고요.
- 나는 저역까지 든든하게 챙기고 싶다. 아담 D3V
사람들의 관심이 정말 많은 제품 중 하나, 아담 D3V의 장점은 측면에 배치된 패시브 라디에이터를 통해 확장되는 저역 재생 폭입니다. 3.5인치 우퍼를 사용한 제품임에도 저역이 50Hz 언더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오늘 소개해 드리는 제품 중에서는 가장 저역이 든든하게 나오는 데스트탑 스피커라 하겠습니다. 사실 이 작은 사이즈에서 단독으로 극저역까지 챙기려면 딱히 대안이 없어 보입니다.
중고역은 아담의 자랑거리 AMT 유닛을 사이즈만 축소시켜서 사용해 두었고요. 전반적인 질감은 여느 아담 제품과 결이 같지만 패시브 유닛의 도움을 받는 저역의 질감은 여느 형제들과는 달리 조금 더 퍼지고, 조금 더 부드럽습니다. 좋게 말하면 든든하게 아래를 받치는 형태, 나쁘게 말하자면 저역과 나머지의 질감 사이에 이질감이 좀 있습니다.
저희 영상 댓글, 레딧 등을 통해 몇 가지 버그에 대한 내용이 올라왔는데요. 아담에서 올해 초 펌업을 통해 해결할 예정이라는 답변이 올라온 상태이기 때문에 시간이 해결해 줄 것으로 보입니다.
- 정확한 음상과 예쁜 중고역 음색을 좋아한다. 오라폰 PS3
오라폰 PS3는 제가 듣기에는 LS3/5가 연상되는 스피커였습니다. 작지만 깔끔하게 잡히는 음상, 그리고 무엇보다 예쁜 중고역의 음색이 매력적인 제품입니다. 저역 하한선은 68Hz로 조금 일찍 롤오프되지만 사실 이 사이즈에서는 이게 정상이고요. 들었을 때 굳이 저역을 내리기 위해 무리하는 대신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쪽에 더 힘을 준 스타일입니다.
책상파이와 같은 극단적인 니어필드 환경에 잘 맞는 영리하게 튜닝된 제품입니다. 오라폰이 작년에 설립된 신생 브랜드이고, 이 제품은 제조사의 첫 번째 제품인데 이 정도면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해야겠습니다. 어쿠스틱, 여성 보컬, 산뜻하고 chill-한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게 잘 맞을 만한 스피커입니다.
- 공간에 여유가 있을 때, 풍성하게 채우고 싶다. 맥키 CR5BT
맥키 CR5BT는 5.25인치 우퍼를 사용한 제품으로 위의 두 제품보다 제품 사이즈가 좀 큽니다. 보통의 북셸프 정도의 사이즈를 생각하셔야겠고요. 그렇기 때문에 작은 책상 위에 놓고 쓰기에는 살짝 부담스럽습니다. 하지만 별도의 스탠드에 올려 둔다든지, 또는 아예 책상파이가 아니라 골방파이 용도로 사용하려는 분에게는 이 제품이 더 맞으실 겁니다. 무엇보다 소리의 확산이 잘 됐고요. 50Hz까지 떨어지는 저역도 나름 준수했습니다.
저역부터 고역까지 가장 무난하게, 일관된 음색으로 들려 주는 제품이었습니다. 약간의 거리를 두고 앉아서 들으면 요 정도면 별다른 욕심을 부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싶은 제품이었어요. 전면의 노브를 통해 간단하게 저역 양도 조절할 수 있고요. 만듦새 대비 저렴한 가격도 장점입니다.
- 저렴한 가격, 다양한 기능. 아이이마 S600
사실 소리로만 따진다면 나머지 제품들에 비해 아이이마 S600의 급이 가장 떨어집니다. 하지만 가격으로 그걸 커버합니다. 유일하게 10만 원, 할인까지 잘 먹인다면 10만 원 언더로도 구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유일하게 HDMI 연결을 지원합니다. 그래서 TV나 콘솔에 연결하기도 좋습니다. 사실상 가성비로는 타 제품이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소리적으로는 저역과 중고역이 조금 따로 논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앞단에 이큐 적용이 가능한 기기를 연결하는 등의 세팅을 통해 이 부분만 보완한다면 만족도가 더 커질 만한 제품이고요. 원룸 같은 공간에서 TV와 연결해서 홈시어터 용도로 사용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아마 당분간은 이런 카테고리의 스피커들도 자주 다룰 것 같습니다. 괜찮은 제품이 보이면 또 주기적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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