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는 독특함, 하이파이맨 아리아 언베일드 & 이스바나

 

  최근 하이파이맨에서 선보이는 헤드폰들은 오픈형 밀폐형 가리지 않고 참 독특합니다. 오픈형은 서스바라를 시작으로 이어컵 후면을 아예 뚫어 버린 '언베일드' 시리즈를 잇따라 출시 중인데 오늘 소개하는 아리아 언베일드는 그 세 번째 제품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준)밀폐형 이스바나 역시 생김새뿐 아니라 내부 구조가 헤드폰에서 흔하게 접하기 힘든 방식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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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파이맨의 언베일드 방식에 대해서는 서스바라 언베일드의 출시 직후 웹에 올라온 드라이버 파손 사진 이후 국내외 헤드파이 유저들 사이에서 안전성 때문에 말이 많습니다. 굉장히 얇은 두께의 다이어프램이 노출되어 있다 보니 그만큼 파손의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이 부분은 모든 언베일드 구조 제품의 공통적인 잠재적 위험 요소입니다. 그나마 아리아 언베일드는 서스바라 언베일드에 비해 이어컵쪽 마그넷이 보다 촘촘하게 설치되어 있어서 다이어프램의 노출이 적지만, 여전히 적절한 관리가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또 생각을 해 보면 작업용 헤드폰이 아닌 이상 떨굼으로 인한 파손은 다들 마찬가지일 것이고,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관리가 될 만한 부분 같기도 해요.

  언베일드 구조의 도입은 다이어프램 소재와 연관이 있습니다. 요즘 하이파이맨에서 출시 중인 헤드폰에는 '나노미터 티크니스 다이어프램'이라 부르는 굉장히 얇고 가벼운 다이어프램이 사용됩니다. 관련 영상을 보니 바람이 불지 않는 공간에서 머리 위로 해당 필름을 들고 떨어뜨렸을 때 필름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약 30초더라고요. 그만큼 가볍고, 그렇기 때문에 아주 약간의 공기 저항으로도 영향을 받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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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어프램이 가볍고 예민하다는 건 그만큼 정밀하게 신호를 생성해 낼 수 있다, 또는 아주 약간의 저항에도 신호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석이 가능합니다. 드라이버는 소리를 앞쪽으로도 전달하지만 그와 동시에 뒤쪽으로도 소리를 뿜어냅니다. 아리아 언베일드가 재밌는 건 이어컵에 손을 대지 않더라도 근처에 손을 가져다 두기만 해도 바로 소리에서 티가 난다는 점입니다. 뭔가 소리가 뻗지 못하고 걸린다는 게 즉각적으로 체감이 됩니다. 그 정도로 민감한 드라이버이기에 그릴조차 설치하지 못한 게 아닐까 합니다.

  이스바나는 스피커로 치자면 중고역이 예쁜 북셸프 스피커에 별도의 서브우퍼를 연결해 둔 것과 유사합니다. 이렇게 서브우퍼를 추가할 때 세팅에서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소리의 전달 타이밍, 그리고 볼륨 밸런스인데요. 그래서 예전에 서브우퍼 설치 관련해서 바닥을 기어 다니면서 위치를 찾기도 했습니다.ㅎㅎ 잘 적용하면 부족한 극저역을 꽉 채울 수 있는 아이템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다른 음역대 소리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게 서브우퍼이기도 하고요. 이스바나는 이런 서로 다른 드라이버에서 생성한 소리의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위의 사진처럼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메인 드라이버와 직각으로 설치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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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밍과는 별개로, 톤밸런스 면에서 저는 '이건 누가 들어도 서브우퍼로 듣는 느낌이 들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판형만으로는 만들기 힘든 다이내믹 특유의 풍성한 질감과 봉긋하게 솓은 저음역대의 양감은 굳이 애써서 드라이버의 조화를 따지기보다는 저역 애호가들을 위한 세팅이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듯했습니다. 저역의 울림이 만들어내는 스케일 덕분에 밀폐형 구조임에도 수준급의 공간감, 특히나 뎁스 표현에 있어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 주었고요.

 

 

  성향이라든지 가격대, 범용성 등을 따진다면 저는 아마 아리아 언베일드 쪽이 보다 인기가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스바나는 상대적으로 보다 마니아적인 성향의 헤드폰이었고요. 작년 말 국내에 하이파이맨 코리아가 설립되면서 이제는 국내 주요 청음샵에서 하이파이맨 제품들을 쉽게 만나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직접 들을 만한 곳이 많지 않았는데 이제 그런 문제도 사라진 만큼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근처 청음샵에서 한번 들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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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