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로텔 사상 첫 번째 헤드폰 앰프, DX-3

 

  1961년에 설립한 로텔에서 브랜드 첫 번째 헤드폰 앰프를 발표했습니다. 국내에는 이상하리만치 기기의 성능에 비해 관심이 적은 브랜드지만 개인적으로는 미치를 제외한 로텔 제품의 디자인이 걸림돌일 뿐, 가성비로는 손에 꼽을 만한 브랜드가 로텔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뭐든지 생김새가 중요하긴 하지만요.ㅎㅎ 그런데 이번 제품은 생김새도 준수해요. 이러면 가장 큰 걸림돌이 사라지는 건데..?

 

  제품명은 DX-3입니다. 가로 215, 깊이 247, 높이 76mm로 A4 용지 정도의 적당한 사이즈로 만들어졌고요. 로텔의 모든 앰프들이 그렇듯이 내장 DAC까지 포함됩니다. DAC 칩셋은 ES9028PRO고요. 사실 이 제품뿐 아니라 로텔 전체 제품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게 DAC 칩셋의 스펙입니다. 항상 조금 늦어요. 이건 로텔만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전통적인 하이파이 브랜드들이 대체로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비교적 신생 브랜드, 또는 차이파이 브랜드에서는 발빠르게 새로운 칩셋을 기기에 적용하는 편이고요.

 

  아마 단순히 새로 나온 칩셋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맞춘 전반적인 세팅에 걸리는 기간을 오래 잡아서 소리를 만들기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국내 유저 분위기가 신제품, 신기술에 훨씬 많은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매번 발목을 좀 잡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이전 미치 시리즈를 리뷰할 때 DAC단까지 함께 사용한 적이 있는데, 소리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소리는 결국 기기 전체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DX-3는 DAC 겸 헤드폰 앰프이고요. 후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프리 앰프로도 활용이 가능해서 여러 모로 쓸모가 많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보다 상급의 DAC를 사용하시는 분들을 위해 RCA 아날로그 입력도 만들어 두어서 순수 앰프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아날로그 입력이 있으면 추후 디지털단은 외부 기기로 보충이 가능하니 상대적으로 기기의 수명이 대폭 늘어납니다. 소소하게 aptX HD 코덱까지 지원하는 블루투스 입력도 넣어 주었고요.

 

  전면에는 중앙의 큼지막한 디스플레이를 뒀고 그 아래 입력단 선택 및 헤드폰단이 있습니다. 헤드폰단은 6.3 싱글과 4.4 밸런스단을 지원합니다. 우측에는 볼륨 노브 및 기능 버튼, 좌측에는 전원과 게인 설정 스위치가 위치합니다.

 

 

  로텔 제품답게 당연히 자체 제작한 트랜스를 사용합니다. 그밖의 부품들도 최고급 사양으로 맞췄다고 홍보하고 있는데 기기 내부 기판을 보면 아주 빡빡하게 물량이 채워졌습니다. 중요한 건 출력인데 밸런스 출력 기준 32옴에 1.4와트입니다. 요즘 나오는 헤드폰 앰프들에 비해 출력이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에요. 그래서 높은 출력과 어울리는 악명 높은 몇몇 헤드폰들에 매칭할 만한 녀석은 아니고요. 하지만 대부분의 헤드폰들을 구동하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수준입니다.

 

  그밖에 출력 임피던스도 밸런스 기준 0.6옴 미만으로 낮은 편이고, SNR도 헤드폰단 밸런스 기준 110dB로 준수하고요. 볼륨 역시 단계별 0.5dB로 정밀하게 조절됩니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죠? 이게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하나, 가격인데요. $1,499입니다. 출시가 자체는 제가 봤을 때에는 역시나 로텔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합리적으로 나왔는데 문제는 요즘 환율입니다. 과연 국내에 들어온다면 얼마로 책정될지가 관건이겠습니다. 

 

  로텔 DX-3는 이번 달부터 유럽 지역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 타 지역도 곧바로 순차적으로 판매될 예정입니다.

 

 

DX-3